히스테리안 출판사는 독자적인 플랫폼과 강한 이야기를 만들고자 합니다. 짤막한 이야기 15편: 히스테리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줄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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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아입니다. 벌써, 날이 많이 쌀쌀해졌네요. 최근에 동료들과 부여와 서천에 다녀와서, 푸릇한 하늘과 저마다의 구름 모양을 보면서 '살아있으니 좋다'라고 이야기 했는데 ㅡ 그 계절감을 즐기지 못한 채 벌써 추워지니 조금 아쉽습니다. 다들, 어떤 가을을 보내셨을지 궁금하네요 🙂
작년 11월 18일날 워킹클럽을 소개하면서, 히스테리안 뉴스레터를 처음 시작했는데요. 벌써 한 해가 흘렀습니다. 작년, 편집자 민주, 병우님이랑 서울 합정에 위치한 무대륙 카페에서 지속적으로 읽고 쓰는 자리를 만들자고 약속하면서 '워킹클럽'을 만들었는데. 평소 애정하던 작가님들을 모셔 강의를 진행하여 매 회차 즐거웠습니다. 워킹클럽은 예술 노동이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요. 슬로건이 '당신의 삶을 위한 예술의 기술'처럼, 지금 머물고 있는 이 시대에 '예술'이 꼭 필요함을 증명(?)하고 싶었어요. 그 증명과 고함이 어떻게 전해질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각자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하는 일에 미약한 힘이 되고 싶었답니다. 수강해주신 강의료는 작가님의 사례비로, 또 히스테리안의 운영비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 운영비를 기반으로 이번 '히스터스' 멤버십 또한 무사히 런칭이 되었습니다. 런칭 후 워킹클럽을 게시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11월은 두 가지의 워킹클럽으로 찾아뵈려 합니다.
10월은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에게 2026년의 작품 활동을 기금 마련을 위해 서울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모 지원서를 쓰는 달이기도 합니다. 저희도, 내년 전시와 프로젝트를 위해 지원서를 썼는데요. 뭐, 될 수도 있겠지만 안된다고 안하는 것은 아니지만, 재밌는 이야기에는 값비싼 자본이 필요할 때가 있더군요. (요상하고 신묘한 이야기를 준비하여서 소식 전하겠습니다.) 무언가를 증명하려다보면, 글쓰기라는 것은 어려운 것 같아요. 나만 재밌는 것이 타인에게도 재밌어야 하는 거고 '재미'를 전달하려면 글의 매끄러운 구성이 필요하니깐요. 하지만, 요즘 그런 매끄러운 글은 챗gpt가 잘 하지 않습니까? 저도 교정교열을 위해 챗gpt에게 '오탈자 수정, 교정교열해줘'라고 하지만, 뭔가 제 어투가 살려진 비문일 경우에는 삭제하고 싶지 않더라고요. 문체는 일종의 목소리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고유성이 있는 거죠.
지원서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모두 다 매끄러운 문장을 쓸텐데, 야성적이고 매혹적인 글쓰기란 무엇일까. 지원서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지원서를 나에 목소리에 맞게 어떻게 변주할까. 원래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저는 제가 쓰는 글이 어떤 종류든 간에 매력적이었으면 합니다. 최초의 독자인 저에게 말이죠.
그러다보니 올 겨울은 쓰기에 대해 생각하고 싶어졌습니다. 한국보다는 따뜻한 계절인 곳에 가서 한국의 겨울에 대해 생각하며 글을 쓰고 싶어졌어요. 이곳에서는 저곳의 이야기를 쓰며, 저곳에서는 다른 곳의 이야기를 쓸 때, 목적과 방향을 잃을 때 가까워지는 이야기에 관해 쓰고 싶어졌어요.
이 쓰기의 여정은 민주님의 신간 '여자'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여자를 女子로 읽을 수도 있겠지만, 이번 책은 남을 '여餘' 글자 '자字'를 지칭하는 남은 글자, 잔여의 글쓰기에 관한 책입니다.
꽤 오랫동안 민주님과 이곳과 저곳을 다녔습니다. 이야기를 좇다가 여러 지역에 다니다 보면, 한 방에서 모두 모여 잠을 자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러다, 다음 날 아침이면 기분좋은 향 냄새가 코끝을 스칩니다. 민주님은 조용히 일어나, 향을 피우는 거죠. 낯선 곳이지만, 그녀는 바람이 부는 안락한 곳에서 언제나 글을 쓰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써내려간 책이 '여자'입니다. 민주의 노트북에 가득찬, 민주의 글을 읽고 싶었습니다. 그 글을 나눌 생각을 하니, 정말 기쁩니다.
올해 마지막 책이 될, 히스테리안의 신간 '여자: 잔여의 글쓰기' 지금 현재 펀딩 중입니다. 11월 7일까지며, 언리미티드에디션에서 처음 선보일 예정입니다. 작은 출판사라, 펀딩으로 힘을 보태주시면 정말 큰 힘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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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정보
제목: 여자 - leftovers
저자: 김민주
디자인: 나이스 콜라(장희문)
언어: 한글
표지: 아르떼 130g
내지: 미색 모조지 100g
제본: 양장제본
판형: 105*150mm > A6 판형입니다!
페이지 수: 200페이지 내외
가격: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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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클럽 WORKING CLUB
✍️히스테리안이 마련한 새로운 브랜드 <워킹클럽>은 예술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모든 시민들의 내면의 힘을 키우고 삶의 창조성을 연마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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𝐈𝐧𝐭𝐫𝐨𝐝𝐮𝐜𝐭𝐢𝐨𝐧 강병우 @complexarea 어떻게 읽을 것인가: '자기수신'과 다른 자기 『자기이론』을 중심으로
일시: 2025년 11월 11일 화요일 19:30~21:30
한국 현대사를 관통해 온 ‘자기’ 담론의 역사를 비판적으로 되짚어보고, 예술과 철학의 관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합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마티 출판사의 로런 포니에의 『자기 이론』을 중심으로 한국의 특수한 사회적 맥락 속에서 ‘자기’의 의미를 재사유하고, 나아가 오늘날 ‘내가 자기를 쓴다(이론화한다)는 것’이 어떻게 구조 비판과 연대의 가능성을 연결하는지 살펴 봅니다.
✔️강좌는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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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일시: 2025년 11월 18일/11월 25일/12월 2일 매주(화)19:00~21:00
공식적인 자기소개는 단순히 정보를 나열하는 일이 아니라, ‘어떤 문장으로 나를 보여줄 것인가’를 고민하는 일입니다. 강의는 스스로 언어를 점검하고, 나에게 맞는 어조와 구성을 찾아가는 실용적인 훈련의 장으로 구성됩니다.
✔️ 예술가뿐 아니라, 프리랜서, 활동가, 기획자, 연구자 등 자신의 활동을 공식적으로 설명해야 하는 이들을 위한 강좌입니다. 각자의 이력서, 자기소개 문구, 프로필 텍스트 등을 함께 검토하고, 실제 사용 가능한 글로 다듬어보는 강의와 실습형으로 구성됩니다. 1회차는 온/오프라인, 2회차는 오프라인으로 진행됩니다. 클래스 수강의 일정 인원은 경제적/신체적 어려움이 있는 분들을 위해 열려 있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수강이 어려워 고민이 있는 경우, 운영진과 상담 후 진행됩니다.
10월 안으로 오픈할 예정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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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둔주: 그림자가 된 전통> 리서치 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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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연구한 '숨은신: 한국적 미의식' 리서치가 있었기에, 올해 <둔주: 그림자가 된 전통>을 만들 수 있게 되었는데요. 이에 대한 생각을 묶은 리서치 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 전시를 만들었지만, 사실 아직 해소되지 않은 여러 심상이 있습니다. 다행히, 둔주 전시와 연계된 렉처 프로그램 중 박찬경 작가님의 <탈식민과 왜곡된 근대 속에서 전통의 발화>의 주제 강연을 열수 있었는데요. 작년, 주최 측(예술곁에)이 전통 관련하여 기획을 하고 있던 터라, 올해 인연이 되어 덕분에 전시와 연계하여 강의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리서치를 하면서 MMCA 작가연구 2 박찬경 『레드 아시아 콤플렉스』 에 많은 영감을 두었습니다. 작가님의 강연에서 이미지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어 좋았지만, 더 좋았던 것도 이 이야기가 완벽한 결론으로 귀결할 수 없다는 것과 제가 찾고 싶은 모양새를 조금이나마 가늠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뿌리깊게 잔존하는 미의식, 생로병사의 본원적인 두려움, 그에 따른 삶에 대한 화두, ‘민족’ 내에 잔존하고 있는 문화적 정동에 관심이 쏠립니다. 꽤 끈질기에 저를 사로잡은 이미지는 잘려진 불두, 말도 안되게 과장된 기념비, 부서진 유적지에 있었습니다. 그와 반대로, 세계문화유산의 빛바랜 영광은 박물관에 박제되는 아이러니함에 주목합니다. 식민지의 문화를 도굴하고 상징적인 것을 파괴하고 전리품으로 가져가는 승자와 패자의 구분이 여전이 동시대 우리네 역사입니다. 제국주의 식민지를 거친 한국의 역사에서 조망하고자 하는 미의식이 사회정치구조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을까. 무엇이 의도적으로 삭제되었고 그림자가 되어버렸는지를 분석하기 위해서 동북아시아 전반의 문화적 고유성과 이것을 관통하는 심화적인 접근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내년도, 조금 더 집중하여 이야기를 만들어가겠습니다. + 사진은 서천의 서해 바다인데, 있었던 자리를 파도가 쓸어내리는 듯한 느낌이 좋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래는 끝내 무언가를 증명하려 하는 듯해서. 이 심상은 내년도까지 연결될 것 같아요.
“내게 전통은 무의식을건드리는 어떤 것이며 뒤통수를 붙잡는 어떤 힘이고 ‘나의현대화’를 방해하는 매혹이고 요즘 말로 전형적인 타자이다. 내가 ‘이것’으로부터벗어나 있다는 일종의 불안은 내 사고 능력, 문화적 수용력을 언제나 반쪽으로 만들어버리는 것 같다.” 박찬경, 『레드 아시아 콤플렉스』, 161쪽, 현실문화연구,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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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터스 Hysters
이야기로 동시대를 포착하는 사람들. 함께 읽고 쓰고 생각을 교류합니다. 히스터스는 히스테리안 홈페이지 내 도서관, 인쇄소, 연구소를 이용할 수 있으며, 프로그램 할인 혜택과 앞으로 히스테리안에서 열리는 소식을 가장 먼저 접하며 초대됩니다. 그리고 저희가 꾸준하게 무언가를 만들 수 있게 하는 동력이며, 저희의 동료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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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서로가 서로를 듣는다>
유은 작가님의 <애도하는 귀> 에 이어, 두 번째 개인전은 사랑과 돌봄에 대한 작가의 수행성이 돋보이는 전시인데요. 여름날, 6학년 졸업을 앞둔 친구들과 오로민경 작가님과 '안녕을 부르는 말들'에 대한 워크숍을 함께 진행했어요. 그날따라 유독 비가 많이 왔는데, 이제 빗소리가 음악이 되어 울리는 듯해요.
10월 30일까지 인천 임시공간에서 열립니다. 저는 이번 전시에 서문으로 함께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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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암컷들의 바다>
임시공간을 운영하는 채은영쌤의 기획전 소개드립니다. 임시공간과 매우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곳에서 전시가 열릴는데요. 전 뉴스레터에서도 공유드렸지만, 안유리 작가님의 작업을 좋아합니다. 김지영, 조성연 작가님의 작업 또한 오랜만에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특히, 관심있게 보고 있는 '환향'과 '망향'에 대항 단상을 바다의 에너지와 소리로 들을 수 있어서 좋았구요. 무엇보다 일몰이 질 때 전시장 문이 열린다는 섬세한 기획에 반했습니다. 사나우면서 아름다운 이야기, 11월 9일까지 열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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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경 - 함께 읽기
애정하는 작가님의 소식 전합니다. 유은 작가님의 『애도하는 귀』 를 읽으신 분은 아시겠지만, 섬세하게 서사와 인물의 감정을 글로 다루는 좋은 이야기꾼입니다. '호경'은 인현님이 치매당사자인 '최만호'님과 함께한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곁에서 인현님을 지켜보면서 그가 다루는 '기억'이 매우 중요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기억이 사라진 당사자와 엮는 '기억'은 어떻게 존재할까요. 11월 5일 무아레 서점에서 그 이야기를 함께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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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완 <그밤꿈>
『오드라데크: 정해져 있지 않은 거주지』 공저자인 유지완 작가님 신작 소식 전합니다. 카프카의 소음에 관한 '굴'과 오드라데크의 '소리성'에 대한 교차지점을 써주신 지완 작가님의 글과 작업을 좋아하는데요. 이번 그의 신작은 여러 지역에서 발견한 '소리'로 엮습니다. 그 소리는 사라진 영화의 유령과 오래된 우리의 꿈에서 비롯되지 않을까, 궁금하며 그가 다녀온 장소들의 소리가 궁금합니다. 11월 5일/6일에 열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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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테리안 출판사는 독자적인 플랫폼과 강한 이야기를 만들고자 합니다. 다양한 협업자와의 기술을 통해 예술가의 작품과 전시, 기록과 프로그램까지 기획 및 제작에 힘을 쏟고자 합니다. 이야기는 홀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공동의 사건에 연루되는 것이 예술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히스테리안과 협업을 원하는 분들은 hysterian.public@gmail.com 로 문의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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