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막한 이야기 14편: 히스테리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줄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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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아입니다! 오랜만에 소식을 전합니다.
뉴스레터를 읽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올해 히스테리안이 준비했던 이야기들이 순차적으로 오픈되는 나날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손길이 모였고, 지금까지 별 무리 없이 일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별탈없다는 건 정말 중요하죠)
가장 큰 일은 히스테리안의 멤버십 플랫폼 <히스터스> 오픈입니다. 시각 전시, 출판, 프로그램 구성 등 여러 일을 확장하다 보니 다양한 협업자와 함께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단기적이고 일회적이기보다, 히스테리안만의 이야기와 미감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각 역할에 맞는 자리를 마련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 앞으로 정식 직함으로 동료들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오랜 시간 히스테리안 내외부로 송출되는 텍스트와 개념을 만드는 일을 해온 김민주님은 히스테리안 책임연구자이자 편집장으로 활동합니다.
- 히스테리안에서 생산되고 공유되는 텍스트를 모으고 소개하며 텍스트를 편집하는 일은 강병우님이 진행합니다. 히스터스의 아이덴티티와 이미지, 홈페이지 개발은 이지윤 디자이너와 함께합니다.
- 이 이야기들을 시각 전시로 풀어내기 위한 제반 구성하고 매니징 역할은 김은성 기획자가 프로젝트 매니저로 함께합니다. 또한 히스테리안은 이야기가 실질적으로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으로, 유연하고 넓은 문화 프로그램을 다루고자 합니다.
- 도시 '산간'은 지역문화의 재발견과 정보 접근에 대한 고민으로, 지역 내 다양한 문화유산을 소개하고 나누는 프로그램을 제작합니다. 문화유산 큐레이터 이연화 작가님과 함께 문화유산과 접근성 관련 콘텐츠를 기획합니다.
앞으로 히스테리안은 시각 전시, 출판, 연구를 다루고, 산간은 지역 문화유산을 다루는 문화 프로그램을 제작할 예정입니다. 2025-26년 히스테리안은 개인에서 단체로, 단체에서 조직으로 확장하고자 합니다. 히스터스를 통해 함께할 연대, 공존과 미학적 실천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히스터스는 매월 15,000원 정기권과 1년권으로 구독할 수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온/오프라인 만남을 진행하며, 사이트 내에는 히스테리안의 자료를 볼 수 있는 도서관, 미발표·절판 원고를 소개하는 인쇄소, 함께 사유하는 공간인 연구소가 운영되며, 더욱 실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콘텐츠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 고민을 함께하는 동료들과 나누며, 더 멀리 확장할 수 있는 방향성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소식을 전하지 못해 ㅡ 근황, 소식 등 긴 글 주의 요망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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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테리안 편집장 김민주님의 출간 소식입니다. 그동안 히스테리안이 발행하는 모든 작업의 책임 연구자로서 개념과 텍스트, 예술가의 작업 활동을 아우르며 텍스트를 짓고 만들어왔습니다. 질문과 생각을 연결하는 일에 탁월하며, 그녀와 이야기를 나눌 때 얽혀 있던 실타래를 풀어낼 수 있는 실마리를 찾기도 했습니다. 꼼꼼하게 편집까지, 2018년부터 함께해온 그녀가 드디어 첫 책을 냅니다.
이번 책은 이동하는 여자로, 떠나는 여자로, 돌아오는 여자로, 잔여의 여자로 쓴 김민주의 산문집입니다. 삶을 바라보는 그녀의 아름다운 시선과 철학적 사유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디자인은 유은 작가님의 『애도하는 귀』를 디자인한 장희문 디자이너가 함께합니다. 이 책은 언리미티드 에디션에 선보이기 위해 달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민주님의 글을 애정하신 모든 분들! 귀한 글의 소장 가치를 높이기 위해 양장본으로 제작할 예정입니다. 텀블벅 펀딩으로 책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할 예정입니다. 곧 소식 전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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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테리안은 동시대 문제의식과 삶터의 변화 속에서 연구 주제어를 만듭니다. '비틀년', '숨탄것', '숨은신'의 연구 주제어는 다양한 기획과 이야기로 확장할 수 있는 큰 배경이 되는 개념입니다.
'숨은신'은 2024년부터 조사하고 있는 주제어입니다. 믿음에 의해서만 관계 맺는 전래된 이야기와 '신'의 자리를 추적하며, 한국이라는 지정학적 위치와 문화 정체성을 다룹니다. 충남 서천군 판교면에서 열리는 '둔주'는 정체성 상실, 소멸과 출멸이란 주제를 가시적으로 드러내는 전시입니다. 이 전시는 여러 지역을 오가며 발견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서울이 아닌 지역을 '지방'으로 통용하고 지역을 소멸의 위기로만 바라보는 시각 속에서, 도시의 흥망성쇠가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지역 간의 격차가 나타났다 사라지는 감각 속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에 대한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이를 기억 상실, 정체성 상실을 의미하는 '둔주'로 표현했습니다.
아직 진행 중인 리서치인 만큼, 이번 전시에서는 혼종성, 전통, 문화 정체성, 한국적인 것에 대한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이 전시의 배경은, 저는 '그림자(그늘)가 우주를 움직인다'는 명제에 빠져 있었습니다. 이는 김지하의 '흰 그늘의 미학을 찾아서'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그 깊이를 따라가면 조선시대 김항과 동학의 창시자 최제우, 동양의 주역으로도 이어지는 여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어려웠습니다. 작년부터 이 맥락에서 신명, 풍류, 한을 주제로 읽고 쓰기를 함께 했지만, 도저히 그 이야기의 궤를 꿰는 실마리를 찾지 못해 답답했습니다. '둔주' 역시 흰 그늘의 미학으로 향하는 여정에서 발견된 개념이지, 제가 다루고 싶은 이야기의 핵심까지는 찾지 못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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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드 트리(이화영, 정강현) ㅡ 서산, 리서치 트립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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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서산에서 노드 트리(이화영, 정강현) 작가님들과 리서치 트립을 간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아, 이거구나'라고 발견한 바가 있었습니다. 노드 트리는 올해 9월에 진행할 '둔주'와 개인전 작업(11월 오픈 예정입니다) 을 위해 서산 중고제의 계보를 추적하고 있었고, 서해안의 전통문화를 리서치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함께 다니며 중고제의 계보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서산 지역의 심씨 가문은 중고제 국악 명인 심정순 가(家)의 후손이며, 그의 집안은 한말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근현대 5대에 걸쳐 7명의 전통 예인을 배출한 명문가였습니다. 무엇보다 중고제는 서편제·동편제로 나뉘는 판소리의 한 갈래로, 예로부터 '고제'로 불릴 정도로 우리나라 최초의 판소리였습니다. 중고제의 소리는 말하듯 끊기지 않는 음으로 부른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예로부터 양반들만 시조를 부르고 풍류를 즐길 수 있던 문화가 민중으로 확산되었다는 점에서 중고제는 중요한 의의를 지녔습니다.
노드 트리 작가님들 덕분에 중고제의 계보와 그 계승자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중적으로 유명한 심수봉 역시 이 가문의 후손이라고 합니다. 중고제를 전수한 심화영 선생님 이후, 외손녀 이애리 선생님이 소리 대신 승무로 전수받았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하루 만에 듣게 되었으니, 여러 생각이 교차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그림자가 우주를 움직인다'는 명제가 떠올랐습니다. 김지하는 그림자와 그늘을 비교하며, 그늘을 판소리의 시김새로 연결시켰습니다. 인생의 고초를 품고 있는 이의 몸에 육화된 소리가 진정한 예인의 소리를 낸다는 글귀가 떠올랐습니다. 중고제 역시 이러한 시김새가 매우 중요한 가락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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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맥락이 뒤섞이면서 노드 트리와 함께 서해 바닷가에서 잠을 청하기로 했습니다. 서해안 일대는 여러 개발 지역으로, 관광산업을 위해 바다와 연결된 땅의 개발권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쏟는 곳이기도 합니다. 바닷가 주변은 그린벨트로 지정되어 있다가 이후 지정이 풀렸을 때 이익 수단이 되기 용이한 곳이었죠. 노드 트리를 통해 관리자가 아닌 사람은 진입할 수 없는 바다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바다를 보기 위해 달려온 동료와 밤바다를 보기 위해 바닷가로 향했습니다. 어린 시절 동해권에서 자라다 보니 저에게 바다는 까마득한 어둠을 품은 깊은 바다, 거친 파도를 품은 곳이었기에 바다가 정말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서해의 바다는 밀물과 썰물의 격차로 바닷가에 진입하기가 어렵지 않았습니다. 썰물로 바닷물이 빠져 있었고, 걸어서 바다이면서 땅인 해변을 걸었습니다. 누군가가 말하더군요. 서해의 바다는 삶터라구요.
까만 밤과 밝은 달, 물이 빠져나간 바다를 보는데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달에 구름이 가려져 달무리가 지더니, 그림자가 땅을 비추는 것이었습니다. 땅이 그 그림자로 얼룩지더니, 그제서야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였습니다. 물이 빠져나간 후, 숨을 쉬는 수많은 생명의 구멍들이요.
그제서야 '그림자가 우주를 움직인다'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빛을 품은 어둠, 어둠이 있어야 존재하는 빛, 그리고 그 빛과 어둠의 사이에서 나타나는 존재에 대해 직감하게 되었습니다.
긴 호흡으로 시작하는 '숨은신'의 이야기, 저도 이 이야기의 끝이 어딜지는 모르겠지만, 그 여정에 함께하고 있는 동료 작가들의 리서치를 통해 텍스트와 텍스트를 연결합니다.
* 둔주는 12월 20일까지 서천 판교면 현암마을에서 진행됩니다.
* 이 이야기의 심상이 되어준 노드 트리의 작가님의 개인전은 2025.11.28에 서울에 위치한 cn갤러리에서 열립니다. 곧 소식 전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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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림자(그늘)이 우주를 움직인다의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한 서해의 갯벌과 달무리를 파이카 이수향 디자이너에게 전달했고, <둔주: 그림자가 된 전통>이 탄생했습니다. 앞으로의 '숨은신'의 리서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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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 한 달!!!!! 감사합니다!!!!
9월 1일 오픈 후, 한달이 흘렀습니다! 8월 얼리버드 신청해주신 분들 정말 감사드리며, 그 응원에 실망끼치지 않도록 일관적이고 질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도록 팀원 모두 즐거운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또, 매달 마지막 주는 이달의 아카이브로 도서관에서 읽었던 자료와 최근 생각하고 있던 토픽을 주제로 나누었습니다. 첫 만남인만큼,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렸어요. 새로운 분들, 또 다른 프로그램에서 만났던 분들 정말 반가웠습니다. 그간 저희가 한 활동을 응원하기 위해 함께하셨다는 분의 이야기에 마음이 정말 뭉클해졌습니다. 지속적으로 할 수 있게 보태준 힘을 기억하며, 앞으로 차곡차곡 쌓아가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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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전통 사찰인 약수사에서 시치 작가님의 개인전 <시종일관>이 10월 31일까지 진행됩니다. 최근, 시치 작가님의 아티스트 토크와 함께, 전자음악 씬에서 라이브 코더로 활동하는 남궁예은 작가님의 기획 공연으로 진상태x송지윤, 한재석x홍준표, 포자(중원x한샘바위x이범진)님이 모여 미타전에서 전통 악기와 전자음악 간의 소리 퍼포먼스를 진행했습니다. 또한, 네팔에서 활동하는 민 바하두르 밤 감독의 <샴발라> 영화를 상영했습니다. 올해, 울주산악영화제로 참여한 작가님의 한국어판은 상영은 감독 내한 시기에 이뤄지는 초연이기에 정말 소중했습니다. 10월 3일 개천절에 열렸던 행사 끝나고 추석을 보내러 와서,,, 이제야 '와 대단한.. 행사였음'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10월 31일 시치 작가님의 전시를 아직 못 보신 분이 계시다면! 꼭 관람 후, 함께 이야기 나누었으면 합니다. 시치 작가님의 작업 세계관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인터뷰 링크 공유듣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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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한국의 전자음악씬을 지탱하고 있는 공간인 닻올림을 운영하는 진상태님과 대금 연구자이자 즉흥 음악가인 송지윤님의 공연,, 🧘♂️ |
솔방울 커먼즈에서 도시 연구자로 활동한 최희진님. 최근, <해수욕을 하고 싶어도>를 제작하여 감독으로 데뷔, 이날 민 감독과의 한 컷..! (희진.. 귀여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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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구산동도서관마을에서 파이카의 10주년 전시가 열립니다. 200여종 넘도록 파이카가 10년간 디자인한 아트북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다행히, 10일까지 연장되어 아직 못 보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관람 추천합니다. 또한 이번 전시를 월간디자인에서 소개해주셨습니다. 인터뷰해주신 최지원 기자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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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유은 작가님의 『애도하는 귀』에 후원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후원 덕분에 책을 출간할 수 있었고, 더 많은 독자에게 이 책을 소개할 수 있었습니다.
책을 만들면서 늘 궁금했습니다. 책을 읽는 이들은 어떤 세계로 향하는지. 책으로 연결되는 세계를 항상 동경했습니다. 유은 작가님은 작년 개인전 <당신에게>를 시작으로 『애도하는 귀』를 발표했고, 올해는 그 연장선에서 개인전 <서로가 서로를 듣는다>를 선보입니다. 이번 토크에서는 지난 작업을 이어오며 겪은 내적 변화와 움직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히스테리안은 작지만 강한 이야기를 만들고자 하는 출판사입니다. 시각예술과 출판의 경계를 넘나들며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책은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함께 공유하고 소통하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으며 궁금하셨던 부분, 그리고 책을 쓴 이후 작가와 패널들이 마주한 세계에 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 행사 안내
- 토크 일시: 2025.10.12.(일) 14:00~16:00
- 장소: 더북소사이어티(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9길 25 지하1층)
- 패널: 유은(작가), 신재(연출가), 이인현(무아레 서점 공동 대표, 작가), 김민주, 강정아(히스테리안)
- 신청: 텀블벅 후원자는 10,000원입니다. (서점에서 사용 가능한 5천원 쿠폰 포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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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테리안 출판사는 독자적인 플랫폼과 강한 이야기를 만들고자 합니다. 다양한 협업자와의 기술을 통해 예술가의 작품과 전시, 기록과 프로그램까지 기획 및 제작에 힘을 쏟고자 합니다. 이야기는 홀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공동의 사건에 연루되는 것이 예술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히스테리안과 협업을 원하는 분들은 hysterian.public@gmail.com 로 문의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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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테리안 출판사 발신자 hysterian.public@gmail.com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신촌로2길 19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 3층수신거부 Unsubscrib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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