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한 내용을 세부적으로 Q&A로 만들었습니다.
✅ 1. 총 4회차에 진행되는 ‘연구계획서 작성’은 어떤 활동인가요?
→ 어떤 내용을 쓰는 건지, 왜 중요한지도 궁금해요!
민주: 연구계획서는 무엇에 대해 어떻게 연구할 것인지를 계획하는 한두 장 분량의 글입니다. 질문이 무엇인지, 어떤 방법으로 대답을 찾을 것인지, 짐작가는 결론이 무엇인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중심으로 연구의 청사진을 그리는 글이에요. 문제, 방법, 논리, 결론… 모두 매우 중요하고 핵심적인 요소들이지요. 그래서 “연구계획서를 쓰면 연구의 반은 다 한 거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연구가 계획대로만 흘러가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자료를 찾다 보면 처음 의도했던 결론을 수정해야 할 때도 있고, 논리에 비약이 있어 설명을 추가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아예 진로를 잘못 잡았다는 생각이 들어 처음으로 되돌아가게 될 수도 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연구계획서가 중요할까요? 가장 철학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지, 그 문제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갈 때 내가 의미를 느끼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는 시간이 바로 이 때입니다. 단순히 철학자들의 이론을 외우는 것보다 더 철학에 가까운 경험이기도 하지요. 자신의 철학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앞으로의 모든 연구를 든든하게 지탱하는 토양이 됩니다. 물론, 쉽지는 않습니다. 생각하는 법은 연습이 필요하지만, 충분히 배울 수 있습니다. 이번 <워킹클럽>에서는 이런 생각하는 기술을 익히기 위한 첫걸음으로 ‘연구계획서’라는 틀을 사용해 봅시다.
✅ 2. ‘연구계획서’는 어떤 내용으로 구성하나요?
→ 혹시 처음 작성해보는 분들을 위해 자세히 알려주실 수 있나요?
민주: 각자 마음에 품은 연구 주제를 구체화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글을 읽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자주 떠오르는 주제, 소재, 개념이 무엇인지 알아차리는 방식으로 말입니다. 그렇게 꾸준히 생각하고 읽고 듣다 보면 알고는 싶지만 당장은 모르겠는 것이 생깁니다. 그걸 질문하는 문장으로 만들어내는 것이죠. 자, 연구 주제를 찾았습니다!
이제 어떻게 탐구할지 길과 방향을 정할 차례입니다. 모르는 것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어떤 책, 사건, 영화, 구술, 통계를 참고해야 할지, 그리고 그것에 대해 어떤 입장이나 태도를 가질지 고민해보는 것입니다. 이 여정이 어디에 도달할 때까지를 이번 연구 활동으로 한정하고 싶은지, 중간에 어떤 단계를 거칠지도 생각해볼 만합니다. 이런 식으로 방법, 결론, 논리를 세워 나가며 차근차근 사유를 체계화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내용을 제공된 연구계획서 양식에 맞춰 구체적으로 작성합니다. 실제로 살펴볼 자료를 목록으로 정리하고, 논리의 주요 단계를 꼼꼼히 검토해봅니다. 이렇게 탄생한 연구계획서는 본격적인 연구의 출발점이자, 연구의 존재 의미가 중력을 갖기 시작하는 장소가 됩니다.
✅ 3. ‘1:1 피드백 면담’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인가요, 무엇을 준비하면 좋을까요?
민주: 연구계획서 1:1 피드백 면담은 개별 연구계획서에 기반한 심화 프로그램입니다. 강의에서는 연구 진행 단계 및 계획서 작성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을 다루는 반면, 면담에서는 구체적인 주제와 필요에 중점을 두고 논의합니다. 신청자는 진행자와 개별적으로 일정을 정해 연구계획서 작성 과정에서 1회(회차 중), 완성 후 1회(마지막 회차로부터 한 달 이내), 총 2회의 1:1 면담을 진행합니다.
준비물은 자신의 연구계획서와, 현재 단계에서 상의하고 싶은 사안입니다. 논의 주제에는 제한이 없습니다. 연구가 처음이라 보다 세부적인 안내가 필요한 경우, 반대로 자신만의 연구 방법론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심도 있는 상의가 필요한 경우, 주제를 구체화하기가 어려워 집중적인 사고 연습이 필요한 경우, 투고나 출판 등 작품 공개를 염두하고 연구를 세공하고자 하는 경우, 연구 지도 및 동료의 평이 필요한 독립 연구자 등의 경우에 도움이 됩니다. (더 궁금한 점이 있는 경우 히스테리안으로 문의해 주세요.)
✅ 4. 이 수업을 통해 어떤 것을 배울 수 있을까요?
→ 글쓰기나 연구가 처음이어도 괜찮을지, 끝나고 나면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해요.
민주: 연구가 처음이어도 괜찮습니다. 이 수업은 연구를 시작하는 기초 단계부터 차근차근 배울 수 있게 준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글쓰기와 철학책 읽기가 익숙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핵심은 ‘생각하는 연습’에 있기 때문입니다. 글을 읽고 말을 나누는 과정은 생각이 일어나게 하기 위함이고, 쓰기는 그러한 생각을 다듬기 위함입니다. 4회차에 걸쳐 한 가지 질문을 수립하고 답하기를 경험하고 나면, 우리는 의미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에 한 걸음 가까워질 것입니다. 이것이 익숙한 기술이 된다면, 살아가며 다시금 긴가민가하는 것들을 마주할 때마다 나름의 결정들을 내리며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내게 유효한 문제를 내 삶의 모양으로 탐구할 수 있는 사람은 어쩌면 우리 자신뿐입니다. 우리 모두가 때로는 연구의 기술자여야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