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막한 토막 이야기 10편: 히스테리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줄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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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비상! 5월은 정말이지 비상이었습니다. 😂
작년부터 히스테리안의 운영 방향에 대해 내부적인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 고민으로 작년, 11월부터 유료 프로그램인 ‘워킹클럽’을 개설하며 지속 가능한 운영 체계를 만들어가고자 했는데요. 그 이유는 ‘자본’의 문제와도 연결됩니다. 그동안 국가 기금이 단체 운영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기금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기금이 없을 때에는 자유롭게 저희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어려웠습니다. 다양한 독자와 관객층을 만나고 싶었던 저희에게는 분명한 한계로 다가왔습니다.
새로운 운영 방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히스테리안만의 방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정면승부였습니다. 좋은 이야기를 만들고, 소개하고, 판매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그 이야기를 함께 엮어 환류되는 공간을 만든다!
아주 단순한 사실이 가장 유효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년, 마포출판진흥센터에 입주하면서 출판사로서의 일을 하나하나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책을 만드는 일은 할 줄 알았지만, 누구에게, 어떻게, 무엇을, 어떤 이야기를 판매해야 할지는 몰랐거든요. 플랫폼을 만들고자 하는 시도로 11월에 오픈한 워킹클럽은 현재까지 15개의 강좌를 열었고, 정말 많은 인원이 참여해주셨어요. 시작하고 나서 인스타 팔로워가 천 명 넘게 느는 것도 그 영향이 큰 것 같아요. 이 기운을 받아, 예술 노동을 통해 창조적 기술을 만들어가는 창작자들의 이야기를 전할 예정입니다.
그와 더불어, 다가오는 6월 국제도서전에서는 아티스트 리서치 북 시리즈 중 유은의 『애도하는 귀』를 선보일 예정인데요. 히스테리안이 만드는 아티스트 리서치 북의 의미가 궁금할 것 같아요.
히스테리안이 제안하고 있는 리서치 방법론은 아티스틱 리서치(artistic research)와 아티스트 리서치(artist research) 두 가지로 나뉘는데요. 언뜻 보면 유사해 보이지만, 사실은 뚜렷한 차이가 있습니다. 아티스틱 리서치는 다양한 방법론으로 예술적 사유를 펼치는 실천입니다. 리서치의 현장성, 다양성, 포용성에 중점을 두며, 하나의 사건이나 개념을 다층적으로 접근합니다. 리서치를 일종의 삶의 '실천성'으로 보고 있으며, 삶과 관계맺는 예술의 의미와 방법을 탐구하고 있어요. 이 방법론이 각자의 삶에 연대와 사랑으로 연결되길 바라며, 작업을 이어 오고 있어요. 작년에 오픈콜을 통해 리서치클럽을 열었고 동료들과 느슨한 연대로 주제어 '숨은O'를 탐구하고 있어요.
반면, 아티스트 리서치 북은 예술가가의 예술적 방법론에 주목합니다. 히스테리안은 예술가의 예술론을 긴 호흡으로 따라가며 그 이야기를 함께 엮어가는 역할을 하죠. 이미 발간된 윤결의 『낯선 환호들』과 유은의 『애도하는 귀』가 그 결과물이며, 내년 3월에는 노드 트리(이화영, 정강현)의 리서치 북도 발간할 예정입니다. 이처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을 만들어가는 일이, 앞으로 저희가 해야 할 일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마음이 바쁜 와중, 뉴스레터에서 의지를 거창하게 고백하는데요... 사실, 그건,, 아마도 얼마 남지 않은 국제도서전 때문일지도 몰라요...독자로서도 가지 않는 히스테리안이 (사람많은) 페어를 저희가 참가하다니. 약간의 긴장도 됩니다. 필요한 책이 무엇인지 스스로 잘 알기에, 정작 서점이나 도서전에서 책을 고르지 않던 저희가, 이제는 필요한 책을 찾는 독자에게 ‘필요한 책’이 되고 싶어요. 책의 내용 뿐만 아니라, 책을 접하는 만남의 경험까지 잘 만들고 싶어용 (엉엉)
이상, 히스테리안 넋두리였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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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애정으로 지켜봐주셔서! 펀딩 100% 넘게 달성했습니다! 현재 샘플본을 뽑아 마지막 검수를 진행 중입니다. 이번 책은 인쇄업체도 새로이 수소문하여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았는데요. 잘 비교하고 체크하여 단단하게 만드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사실, 기존 인쇄 업체가 칼라는 잘 나오지만, 제본이 단단하지 않고 파본이 많아 속상했거든요. 저번, 펀딩 때, 받은 독자가 찢어진 책을 받았다고 해서 얼마나 속상했는지 몰라요 ..😥 튼튼한 책으로 꼭 !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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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소개드릴 이 책은 『모국어 굴리기』로, 2023년 일본 파라다이스 에어 레지던시에 입주해서 발표했던 작업 과정을 담은 책이에요. 2014년에 결성된 콜렉티브인 '손과얼굴(Hand and Face)'의 정혜진 작가와 함께 만든 책인데요.
손과얼굴은, 2014년에 결성한 콜렉티브로 몸, 움직임, 정동을 기반한 감각의 레이러를 쌓는 작업을 지향하고 있어요. 주제에 따라 다양한 협업자들과 함께 작업 자체에 개입시키는 과정을 작품화하는데, 관심을 두고 활동하고 있어요. 저 역시 이때 활동을 통해 제 역량을 키울 수 있었는데요. 이 책은 2023년 혜진 작가와 함께 일본 파라다이스 에어 레지던시에서 3개월동안 머물렀던 작업 이야기를 담았어요. 그때 발표한 영상 스크리닝과 전시는 일본에서 했지만, 한국에서 때를 못 찾아 전시를 못했는데, 포에버 갤러리에서 7월 4일부터 14일까지(7월 1일은 안무가 손나예 작가님과 참여형 퍼포먼스가 있을 예정이에요!) 영상 작품과 책을 전시하게 되었어요. 이 책은 더 프리뷰 아트페어에서 에디션으로 10부를 선보인 후, 자세히 소개될 예정인데요! 곧 소식 전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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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틱 리서치는 어디까지 흘러가는가?
작년부터 주제 연구 〈숨은O〉의 쇼케이스 장소로 약수사를 사용해왔는데요, 지난 뉴스레터에서 전해드린 것처럼, 올해는 약수사 템플스테이의 브랜딩과 콘텐츠 기획을 맡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약수사 내 디자인물 제작을 위해 산행(?)을 다녀왔는데요. 나이스콜라의 장희문 디자이너와 『박물관은 조용하지 않다』의 저자 연화님과 함께했습니다. 약수사는 깊은 산 속 외진 절이 아니라, 도심과 인접한 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근방, 신림역에서 도보 20분 정도의 거리로, 도심 속에서 만날 수 있는 매력적인 사찰입니다. 불자가 아니더라도, 한국의 일상 곳곳엔 불교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습니다. 올해 약수사에서는 ‘사(史), 선(善), 미(美)’라는 세 가지 주제어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어요. 작년부터 이어온 한국의 미의식에 대한 탐구를 이번 기획을 통해 구체화해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큽니다. 아래 사진은 약수사의 산신각과 본당입니다. 한국 불교의 특징 중 하나는 도교와 무속의 요소들이 함께 공존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산신각은 불교적 공간이면서도 도교·무속적 영향이 짙게 깃든 곳입니다. 성인을 모시거나, 산신에게 기도를 올리는 풍습은 동북아시아 전통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죠.
이런 문화적 층위 덕분에, 불교가 때때로 ‘기복신앙’으로 오해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산신각이나 칠성각에서 개인의 소망을 담아 기도를 올리는 행위는 불교의 일부로 여겨지지만, 사실 어떤 종교든 단일한 성격만으로 정의하기는 어렵습니다. 불교에서 부처는 전지전능한 신이 아닙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을 구원해주는 절대적인 존재에 대한 내밀한 바람을 품고 살아갑니다. 그렇기에 본당의 부처와 산신각의 산신이 한 공간에 공존하는 것도 한국 불교의 흥미로운 특징이자, 관찰할 만한 문화적 지점입니다. 특히 약수사의 산신은 ‘큰신’이라고도 불리며, 산신각에 걸린 탱화 속에 그 상징적 흔적이 잘 드러납니다. 이 이야기는 다음 뉴스레터에서 더 자세히 소개할게요 :) (사진은 장희문 디자이너가 직접 촬영해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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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클럽 WORKING CLUB
✍️히스테리안이 마련한 새로운 브랜드 <워킹클럽>은 예술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모든 시민들의 내면의 힘을 키우고 삶의 창조성을 연마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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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6월 4일 / 6월 11일 / 6월 25일(수) 19:30 ~ 21:30분
1회차 강의 요약 : 5월 28일
<어떻게 읽을 것인가 시즌3> 첫 번째 강의에서는 먼저 오늘날 정치철학이 미학(감성학)인 이유를 살펴보며, 특히 정동에 관한 이야기와 수치심'이라는 감정을 주목했습니다.
수치심은 나르시시즘적 자기반성(행동평가)의 감정인 죄의식과 달리, 타자의 시선 아래에서 자신을 마주하게 하는 타자성의 윤리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수치심이 촉발하는 주체의 내적 분열을 마주하고 성찰하는 공간으로서 글쓰기의 중요성을 다뤘습니다. 프리모 레비의 증언 문학은 재현될 수 없는 극한의 상황을 수치심이라는 가시성의 문턱에서 글쓰기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번 강의는 수치심과 관련된 사상사와 프리모 레비의 증언 문학의 특성을 살펴보았습니다. 증언이 인간과 비인간, 윤리와 비윤리,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 사이의 회색지대에 놓여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증언이 실패한 곳에서 다시 증언의 가능성을 찾으며 우리 시대의 윤리의 조건을 살펴보았습니다.
* 강의는 4회차로 운영되며, 온/오프라인으로 운영됩니다. 개별 회차 신청도 가능하니, 많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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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히든 시퀀스>
2025 신촌문화발전소 기획전시
《히든 시퀀스 Hidden Sequence》는 자신만의 시퀀스를 따라 이미지를 수집하고 편집하며, 개별적인 기억을 다층적으로 확장하는 두 작가의 인연으로부터 출발한다. 같은 해 태어나 같은 동네, 같은 초등학교에서 단짝으로 지내다 헤어진 김소라와 이지현은 26년이 지난 어느 날, 둘 다 미술 작가가 되어 조우했다. 그렇게 지금, 두 사람의 작업을 통해 지난 삶의 궤적을 겹쳐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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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령- 신간소식
워킹클럽 《목소리를 어떻게 받아쓸 것인가》에서 강의해주셨던 장혜령 작가님의 신간 소식을 전합니다.
강의에서 혜령 작가님은 김혜순, 다와다 요코, 한강 작가를 중심으로 언어의 발화와 쓰기를 섬세하게 분석하며, 작가님이 마주한 심상을 아름다운 낭독극을 펼쳐주셨는데요. 그 깊은 이야기를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책의 표지도 무척 아름다운데요, 올초에 보았던 아베 코보의 영화 『모래의 여자』가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아베 코보와는 또 다른 ‘모래’의 상징성이 이 책에는 담겨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예감에, 더욱 기쁘게 읽고 싶어지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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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진 - 신간 소식
워킹클럽에서 《사랑은 어떻게 쓸 수 있는가》를 강의해주신 신유진 작가님의 신간 소식을 전합니다. 애정하는 두 작가님의 책이 비슷한 시기에 출간되어, 더욱 기쁜 마음입니다.
이번 책은 유진 작가님의 소설집입니다. 번역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동안 산문과 소설을 꾸준히 집필해오셨지요. 책의 중심이 되는 문장 중 하나인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누군가, 혹은 되어본 적 없는 나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독일어로 ‘페른베’(Fernweh)라고 한다” 는,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인연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 인연이 어쩌면 책과의 만남이 아닐까—자연스레 떠오릅니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과 인물을 마주하며 전개되는 서사, 그리고 그 앞에 불쑥 출현하는 이미지들. 그것들이 내 ‘밤’에 불현듯 찾아올 때, 마음 한편이 간지러워집니다. 좋은 책을 언젠간 함께 나누는 시간이 있기를 기대하며, 6월 즐겁게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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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테리안 출판사는 독자적인 플랫폼과 강한 이야기를 만들고자 합니다. 다양한 협업자와의 기술을 통해 예술가의 작품과 전시, 기록과 프로그램까지 기획 및 제작에 힘을 쏟고자 합니다. 이야기는 홀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공동의 사건에 연루되는 것이 예술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히스테리안과 협업을 원하는 분들은 hysterian.public@gmail.com 로 문의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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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테리안 출판사 발신자 hysterian.public@gmail.com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신촌로2길 19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 3층수신거부 Unsubscrib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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